그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, 부모라는 이름으로 세상 못 견딜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.
비록 나를 아프게 해도 참아주는 것이 사랑, 나를 외면해도 이해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겼습니다.
폭력 앞에서도 눈을 감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매일의 고비를 견뎌내야 했습니다.
노인은 늘 ‘괜찮다’는 말을 합니다. 노인은 힘들고 지친 모습보다 애써 웃는 모습을 더 많이 보입니다.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점점 익숙해질수록 그의 가장 깊은 마음속은 날개 잃은 나비처럼 곤두박질니다.
내가 인내하면 변화될 것이라는 희망,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희망고문은
학대받는 노인들의 이런 안타까운 희망 아닐까요..
어쩌면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일 수 있고, 내가 매일 만나는 이웃이나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릅니다. 내 부모의 미래이자, 나의 미래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미래의 모습, 노인. 노인의 마음이 더 이상 희망고문이 아닌 이제는 “진짜 희망”으로 채워져야 합니다. 학대피해노인들의 희망을 살려내는 일. 노인의 삶이 희망으로 채워지면, 우리 사회도 밝은 빛으로 채워집니다.